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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3. 12.

    by. 호위무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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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악
      매니악

       

      매니악 도서의 책소개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신작"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똑똑한 사람"이자 "외계인"으로 불린 사람. 양자역학의 수학적 토대를 놓고, 게임이론과 경제 행동 이론을 창시하고, 컴퓨터와 원자폭탄을 설계했으며, 인공지능의 도래를 예고한 사람. 그 이름은 존 폰 노이만이다. 

       

      매니악 도서의 책소개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유럽에서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미국이란 나라의 실성한 듯 무모한 낙관주의와 잔인함을 뒤에 감춘 천진난만함"이 그의 무기력에 불을 지폈다. 인간을 압도하는 기술의 발전에서 새로운

      빛을 발견한 것이다.

       

      무수한 정부 프로젝트와 민간사업에 손을 댄 그는 이제 "수학 병기"라 불렸다. 인간의 동기를 완벽히 수학화하고자 하는 그의 아이디어에 가장 매료된 것은 군이었다. 누가 먼저 핵 공격을 감행하든 모두 필멸하는 '상호확증파괴(MAD)'는 국가의 공식 전략으로 채택되었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뒤늦게 참회하며 수소폭탄 개발만은 반대하는 가운데 폰 노이만은 끝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기술의 진보는 일개 인간이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필연이며, 이전 세기의 신들이 떠난 빈 자리에 남은 공허를 기술이 메울 수 있다고 믿었다. 복잡한 수소폭탄 계산을 가속화하기 위한 그의 열망은 마침내 컴퓨터를 탄생시켰다. 그 이름은 MANIAC(Mathematical Analyzer,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이자 '미치광이'를 의미했다.

      이 책에는 음험한 기운이 감돈다.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지식의 절정에서 맞닥뜨린 괴물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물리학의 세상에서 양자역학이 처음 승리를 거두었을 때 '물리학계의 대심문관' 파울 에렌페스트가 빠진 혼란, 무한의 개념을 수학에 들여온 후 자멸한 게오르크 칸토어, 알파고와 바둑 대국을 펼친 후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신의 경지와도 닮은 이성의 최절정에서 비로소 펼쳐지는 혼돈과 무질서가 주는 충격은 한 인간의 정신 세계를 집어삼켜 다시는 소생할 수 없도록 할 만큼 파괴적이다. 

       

      그렇게 과학의 영혼에서 깨어난 악몽을 처음 마주한 이들이 받은 타격은 활자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더라도

      너무도 강렬한 것이어서 우리는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비기와도 같은 어둡고도 매혹적인 기운을 내뿜고 있어, 한 번 책장을 열면 그 마법에 홀려 손을 뗄 수 없는 위험한 소설이다.

       

       저자소개 벵하민 라바투트 (Benjamin Labatut)

      198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헤이그,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마에서 자랐다. 현재는 칠레에 정착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발표하는 소설마다 여러 문학상을 받았으며, 특히 2021 부커상 최종심에 오른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는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최근작 : <매니악>,<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발췌문

      파울은 넬리가 말한 피타고라스학파의 현자와 자신이 묘하게 이어져 있다는 확신을 품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방에서 부조화와 격동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우주를 다스리는 합리적인 질서나 자연법칙, 반복적인 패턴을 더는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혼란투성이에 부조리로 오염되고 그 이면에서 유의미한 지성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하게 증식하는 거대한 세상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들 혁명적이라고 떠들어대지만 그의 눈에는 물리학의 산업화에 불과한 생각들로 넘쳐나는 동료들의 논문과 강의에서 비이성의 존재를 더더욱 선명하게 식별했다. 파울은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를 보내 낭패감을 토로하며 어찌된 영문인지 이성을 정반대 것으로 혼동해버린 어둡고 무의식적인 힘이 과학 세계관 속으로 기어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폰 노이만의 박사논문은 장차 그가 연구에 일관되게 적용할 스타일을 일찌감치 보여주었다. 주제에 와락 덤벼들어 가장 기본적인 공리만 남도록 발가벗긴 다음, 자신이 분석하는 것이 무엇이든 순수 논리의 문제로 바꿔버리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었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볼 줄 아는 초현실적인 능력, 거꾸로 말하자면 오직 기본만을 보는 특유의 근시안은, 그가 가진 천재성의 비결인 동시에 흡사 어린애 같은 도덕적 무지의 이유였다. 


      그는 작은 악마였지만 닥쳐오는 광기를 보고 늦지 않게 독일에서 탈출한 사람들에게는 천사였다. 내가 가르칠 때 그가 아직 어린 소년이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커서는 딴판이 되었으니까. 물론 그는 수학계의 거물이었으나 신은 알고 계실 것이다. 그가 얼마나 어리석고 또 위험한지를! 모순덩어리. 동시에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었다.

       

      수학이란 신의 정신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숭배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수학에는 진정한 힘이 깃들어 있으며, 그 힘은 손쉽게 악용될 수 있다. 그 힘은 오직 인간만이 소유한 능력에서 탄생했는데, 은혜로운 우리의 신은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과 발톱 대신에, 그만큼 위험하고도 치명적인 힘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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